임신과 출산/고위험산모

24주 임신중기 조기양막파열 (1)

자몽타이쿤 2025. 2. 1. 11:57

24주, 조기양막파열
(완전 양수 파수)



13주 자궁경부 무력증으로 맥수술을 한 후,
별 탈 없이 11주를 행복한 임산부로 지냈다.
16주가 되어 드디어 말로만 듣던 '안정기‘ 진입!
컨디션도 좋았고, 행복했다.
일상생활 뿐 아니라 수영도 다시 시작했고,
나름의 부지런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24주 0일, 이삿날-
아무런 조짐도 없었다.
이사짐 센터가 방문하고, 1시간 뒤 변의가 생겨 화장실에서 힘을 줘도 안나오길래 그냥 일어났다.


뭔가 다리사이로 흐르는 느낌.
’절대 이건 소변이 아니다.‘
양수라는 것을 직감했다.


소변처럼 컨트롤 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무색이었고, 냄새는 맡을 겨를이 없었다.
콸콸 폭포수 처럼 쏟아지진 않았지만 계속 흘렀다.
팬티라이너로도 되지 않아, 두장을 버리고
입는 오버나이트로 갈아입었다.


남편에게 이사를 맡기고,
엄마를 불러 바로 병원에 갔다.




양수가 터졌네요.
유산입니다.



병원에 가는 중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피가 나왔으면 놀랐을테지만
임신 중 흔한 현상(?) 일 거라 생각했고,
배가고파 주먹밥도 먹으면서 가고 있었다.


병원에 도착해서 양수가 터진 것 같다 말하니
간호사가 급히 휠체어를 가져왔다.
나를 휠체어에 태워 다른 예약 환자를 제끼고 바로 진료실로 들어갔다. 응급이긴 한가보다.


진료실에 들어선 순간 기억나는 첫번째 질문이
‘양수가 터진게 맞나요?’ 였다.
그건 의료진만 알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일단, ‘그런 것 같다’고 대답을 했고 하의를 탈의했다.


굴욕 의자에 앉자마자 ‘양수가 맞네요.’
초음파를 보자마자 ‘양수가 다 새버렸네요.’
그리고 ‘유산입니다’ 라는 말을 듣자마자 오열을 했다.


태동은 계속 느껴지고 있었고
초음파상의 우리 아가의 심장도 잘 뛰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유산이라니? 말도 안된다.


울며 불며 방법 없냐고 애기 살려달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나는 기억.
너무나 서러웠고 신랑이 보고싶었다.




대학병원 전원 결정



24주부터 아이를 낳아도 생존 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신생아 중환자실 (NICU)은 대학병원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출산을 대비하여 대학병원으로 전원했다.


사실 대학병원 전원도 의료파업으로 오래걸렸다.
그래도 전원이 결정되자마자 구급차를 타고 이동.
다니던 여성병원에서 구급차를 태워주셨고, 담당 간호사도 함께 탑승하여 응급실에 같이 들어가주셨다.


24주에 조산이라니,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의료진들이 나를 응급실에서 분만실로 옮길 준비를 부지런히 하였다. 각종 검사를 마친 후에 분만실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