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원 기약 없는 입원생활
처음엔 금방 출산을 할까 무섭기만했다.
교수님 말씀대로 염증, 수축만 없으면 버틸 수 있는 만큼 입원생활을 하며 버티면 되는 것이었다.
여기는 말그대로 ‘산모태아 집중치료실’ 이다.
항생제 치료와 수축 검사를 하루에도 몇번을 하며
산모와 태아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을 했다.
주에 2번은 경부길이 초음파와 아기 머리 위치 확인을 하며 얼마나 출산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했다.
나는 어릴 때 부터 입원 생활을 자주 했었다.
특히 장염으로 인한 입원이 잦았고,
교통사고 같은 상해 입원도 몇번 있었다.
그래도 최대 입원일은 10일, 횡문근융해증이었다.
이 또한 상태가 안좋아서 퇴원 기약이 없었지만
이번 입원은 ‘출산’이라는 퇴원 조건이 있다.
차마 ‘언제 퇴원할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을 할 수 없다.
고위험산모실에서의 생활
밖에 나갈 수 없다.
면회도 제한되어 있다.
일반 병동과의 가장 큰 차이이며
이로 인해 우울감을 더 느끼곤 한다.
하지만 그만큼 상태가 위중하니 여기에 있겠지 싶다.
입원생활 중 하루 일과는 새벽 5시에 시작되었다.
월요일과 목요일은 피검사 나가는 날이라 무조건 바늘이 몸에 들어왔고 4일마다 한번씩 링거 바늘을 가는날에도 마찬가지였다. 우연히 피검사랑 바늘 교체가 겹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새벽 6시에는 아기 심박수를 한번 체크하고
새벽 7시에는 수축검사를 20분간 한다.
늘 수축검사 할 때 긴장이 되었다.
나도 모르는 수축이 잡히진 않을까하는 긴장.
그렇게 새벽 검사가 끝나면 조금의 자유시간도 없이
아침식사가 배달이 되고 회진이 시작된다.
회진 때 들을 수 있는 나의 건강상태와 치료 방향.
그리고 유일하게 궁금한걸 질문 할 수 있는 시간.
그렇게 05시 부터 10시까지는 긴장한채로 지냈다.
점심식사 전 까지는 비교적 여유로웠다.
응급환자만 없으면 병동도 조용해서 낮잠자는 산모들의 코곯이 소리가 가장 많이 들릴 시간이었다.
간간히 느껴지는 태동에 기뻐하며 오늘을 기록하고
초음파 앨범을 꾸미고 넷플릭스도 보며 지냈다.
사실 처음엔 인터넷 검색만 계속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24주생, 미숙아, 이른둥이, 조기양막파열 등등
나에게 해당되는 글들을 찾아보며 절망하기도 하고 위로를 느끼기도, 희망을 보기도 했다.
긍정의 마음보다 부정이 더 컸다.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서 인터넷 검색을 줄이고 넷플릭스 보는 시간을 늘렸고 초음파 앨범도 구매해서 짬짬이 태교로 꾸미기도 했다.
차라리 여유롭게 혼자 시간을 지새는 것 보다 바쁘게 흘러가는 오전 시간이 오히려 나았을지도 모른다.
점심식사 후 수축검사를 한번 더 진행한다.
그리고 하루 중 가장 기다리게 되는 시간 18시.
회사 다닐 때도 이 시간만을 기다렸는데,
입원생활에서도 기다리게 되는 오후 6시.
보호자 면회 시간으로 남편 얼굴을 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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